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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 보수 경험

산업용 보일러 계속사용검사 및 화학 세관 현장 경험 후기

by 유지 보수 작업 반장 202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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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고 날씨가 추워지면 공무팀이나 시설관리 담당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연례행사가 찾아옵니다. 바로 '보일러 계속사용검사'입니다. 보일러는 공장의 심장과도 같은 설비라 멈추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만, 법적으로 정해진 안전 검사이기에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작업이죠.

 

오늘은 며칠 전 진행했던 산업용 보일러(노통연관식)의 개방 검사 준비 과정과 화학 세관(Chemical Cleaning) 작업, 그리고 검사 당일의 긴박했던 현장 에피소드를 아주 상세하게 기록해 보려 합니다. 보일러 검사를 앞두고 계신 공장 관계자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보일러 세관 및 법정검사하는 모습

 


1. 왜 '세관'을 해야 하는가? (비용 vs 효율)

사실 '계속사용검사'만 받는다면 검사 수수료만 내면 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검사 전에 반드시 '세관(청소)' 작업을 선행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법적 검사 요건 충족입니다. 계속사용검사 중 '개방 검사'는 보일러 내부의 부식, 크랙, 스케일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내부에 물때(스케일)가 덕지덕지 붙어 있으면 검사관이 금속 표면을 볼 수 없으니 검사 자체가 불가능하죠.

 

둘째, 에너지 효율(돈) 문제입니다. 보일러를 1년 내내 가동하면 물속의 칼슘, 마그네슘 성분이 열교환기 표면에 돌처럼 딱딱하게 굳습니다. 이를 '스케일(Scale)'이라고 하는데요. 이 스케일이 1mm만 껴도 연료 소비량이 약 5~10% 증가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세관 비용 아끼려다 가스비 폭탄 맞는다"

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저희 공장도 작년에 연비가 조금 떨어진 것 같아 이번엔 더욱 꼼꼼하게 업체를 선정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2. 보일러 개방 및 화학 세관 작업

검사 하루 전, 이른 아침부터 세관 전문 업체가 도착했습니다. 보일러 가동을 멈추고 잔열을 식힌 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① 배수 및 1차 내부 확인

 

보일러 내부의 관수를 전량 배출하고 맨홀과 핸드홀을 열었습니다.


"어후, 올해는 유난히 심한데요?"


작업자분의 말에 내부를 들여다보니, 연관(Smoke Tube) 주변에 하얀 석회질 스케일이 제법 두껍게 껴 있었습니다. 작년에 가동률이 높았던 탓인지 예년보다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물리적인 솔질만으로는 제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 강력한 화학 세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② 약품 투입 및 순환 (화학 반응의 시간)

본격적으로 관석 제거제(산성 약품)를 투입했습니다. 순환 펌프를 연결하여 약품이 보일러 내부 구석구석을 돌게 만듭니다. 이때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와 함께 가스가 발생하는데, 환기 팬을 최대로 돌려야 합니다.
약 2~3시간 정도 약품을 순환시키며 스케일을 녹여냅니다. 중간중간 리트머스 종이로 pH 농도를 체크하며 약품이 제대로 반응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③ 예상치 못한 변수, '가스켓'의 배신

약품 순환을 마치고 중화 작업(알칼리 처리) 후 고압 세척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후면부 반사판 쪽을 열어 청소하던 기사님이 저를 급히 부르시더군요.

"팀장님, 여기 가스켓 접촉면이 다 삭았는데요? 이대로 조립하면 100% 스팀 셉니다."

확인해 보니, 맨홀 뚜껑과 맞닿는 시트 면에 미세한 부식이 진행되어 있었고, 기존 가스켓은 열에 경화되어 과자처럼 부서지는 상태였습니다. 만약 이걸 모르고 그냥 덮었다면? 검사 통과는커녕, 한겨울에 보일러 가동 중에 스팀이 뿜어져 나와 비상 정지를 해야 했을 겁니다. 등골이 서늘하더군요.


다행히 창고에 예비용으로 사 둔 고내열성 가스켓과 내열 실리콘이 있어 즉시 교체 및 보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역시 예비 부품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④ 고압 세척

마지막으로 고압 세척기로 내부 슬러지를 씻어내는 단계입니다. 배수 밸브를 열자 시커먼 녹물과 함께 손바닥만한 스케일 조각들이 콸콸 쏟아져 나왔습니다. 1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쾌감!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궈내고 나니, 내부 연관들이 본래의 은빛 금속 광택을 드러냈습니다.

 

3. 계속사용검사 당일

다음 날 오후, 에너지관리공단(또는 검사 위탁기관) 검사관님이 현장에 도착하셨습니다. 서류 점검(선임 신고서, 보험 가입 증명 등)을 간단히 마치고 현장 검사가 시작되었습니다.

 

① 개방 검사 (내부 육안 점검)

 

검사관님이 강력한 LED 랜턴을 들고 보일러 내부를 꼼꼼히 살피셨습니다.


"세관 상태 아주 좋네요. 연관 쪽에 부식도 거의 없고 깨끗합니다."


어제 고생해서 닦아놓은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어제 보수했던 가스켓 부위도 유심히 보시더니, 마감이 잘 되었다며 칭찬해 주셨습니다.

② 안전변(Safety Valve) 분출 테스트

검사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보일러 압력을 설정 압력까지 올려서, 안전변이 정확한 시점에 터지는지 확인하는 테스트입니다.


압력계 바늘이 서서히 올라가고, 설정 압력인 7kg/cm² 근처에 도달했습니다.

"조금 더... 조금 더..."

모두가 숨죽인 순간, "팡!!" 하는 굉음과 함께 안전변이 열리며 증기가 맹렬하게 뿜어져 나왔습니다.
안전변 테스트는 언제 들어도 심장이 쫄깃합니다. 만약 여기서 작동하지 않으면 안전변을 분해 소지하거나 신품으로 교체 후 재검사를 받아야 하거든요. 한 방에 통과되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③ 검사관님의 뼈 있는 조언 (연수기 관리)

 

검사를 마치고 필증에 도장을 찍어주시던 검사관님이 한 가지 팁을 주셨습니다.


"전반적으로 관리는 잘 되어 있는데, 스케일 성상을 보니 경도 성분이 조금 섞여 있어요. 연수기(Softener) 소금통만 채우지 마시고, 경도 시약으로 연수화가 잘 되고 있는지 주 1회 정도는 직접 찍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생각해 보니 최근 자동 연수기 재생 주기 설정만 믿고 직접 수질 테스트를 소홀히 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전문가의 눈은 역시 예리하더군요. 당장 내일부터 수질 관리 대장을 더 꼼꼼히 적기로 마음먹었습니다.


4. 검사 후기 및 작업 효과 (Before & After)

모든 일정을 마치고 보일러를 재가동했습니다. 세관과 정비의 효과는 생각보다 즉각적이었습니다.

 

  • 배기가스 온도 하락: 세관 전에는 배기가스 온도가 230도 가까이 올라갔었는데, 청소 후 190도 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열이 굴뚝으로 새지 않고 물을 데우는 데 쓰이고 있다는 뜻이죠. 이는 곧바로 연료비 절감으로 이어집니다.
  • 예열 시간 단축: 아침에 보일러를 켜고 목표 압력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약 15분 정도 빨라졌습니다. 열전달 효율이 좋아진 덕분입니다.
  • 심리적 안정감: 무엇보다 1년 동안 법적 문제없이, 그리고 고장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가장 큽니다.

5. 공장 공무 담당자를 위한 Tip

이번 보일러 계속사용검사 및 세관 작업을 진행하며 느낀 점을 세 줄로 요약하며 글을 마칩니다.

  1. 세관 업체 선정은 신중하게: 단순히 가격 싼 곳보다는, '중화 방청' 작업을 확실히 해주고 폐수 처리까지 깔끔한 업체를 골라야 설비 수명을 늘릴 수 있습니다.
  2. 검사는 '시험'이 아니라 '컨설팅'이다: 검사관님을 어려워하지 마세요. 우리 설비의 문제점을 가장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전문가입니다. 궁금한 점은 검사 때 적극적으로 물어보세요.
  3. 예비 부품은 미리미리: 가스켓, 수면계 유리, 화염 검출기 같은 소모품은 검사 시즌 전에 미리 재고를 확보해 두세요. 검사 당일 부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없도록 말이죠.

 

오늘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굉음을 내는 보일러 옆에서 땀 흘리시는 전국의 모든 시설관리인, 공무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올겨울도 안전사고 없이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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