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시설 관리 현장에서 가장 두려운 적은 동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동파를 막겠다고 무심코 행한 난방 조작 실수 하나가 배관이 터지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실내 강우'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초보 시절, 주말 동안 크린룸 온도가 떨어질까 걱정되어 공조기(AHU) 팬(Fan)은 가동하지 않은 채 보일러 온수 밸브만 열어두었다가 월요일 아침 물바다가 된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천장 HEPA 필터 박스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며 느꼈던 그 당혹감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오늘은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공조기 송풍 없는 난방이 왜 크린룸에 치명적인 결로(응결수)를 유발하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확실한 예방 매뉴얼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사고 발생 경위와 결로의 과학적 원인 분석
월요일 아침, 평소처럼 크린룸에 들어선 순간 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물과 습한 공기가 저를 맞이했습니다. 분명 외부 날씨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건조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크린룸 내부는 마치 여름 장마철처럼 꿉꿉했고 천장 텍스와 필터 그릴 주변에는 물방울이 가득 맺혀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가의 정밀 장비 위로 떨어지는 낙수였습니다. 주말 사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공조기 모터(송풍기)는 꺼두고, 실내 온도가 너무 떨어지는 것만 막기 위해 코일로 들어가는 보일러 온수 밸브만 살짝 열어둔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바람이 안 불어도 난방 코일이 뜨거우니 대류 현상으로 얼지는 않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대재앙을 불러온 것입니다.
이 현상의 핵심 원인은 '공기 흐름의 부재'와 '이슬점(Dew Point) 도달'에 있습니다.
첫째, 공조기 팬이 돌지 않는 상태에서 난방 코일만 뜨거워지면 공조기 내부와 덕트 근처의 공기는 급격히 데워집니다. 온도가 올라간 공기는 포화수증기량이 증가하여 주변의 수분을 머금게 되는데, 송풍이 되지 않으니 이 고온 다습한 공기가 순환되지 못하고 덕트 상부나 천장 내부 공간(Plenum)에 정체됩니다.
둘째, 이때 건물 외벽이나 차가운 옥상 슬래브와 맞닿아 있는 덕트 끝부분, 혹은 금속 재질의 디퓨저 표면은 외부 냉기로 인해 매우 차가운 상태를 유지합니다. 결국 정체된 뜨거운 공기가 차가운 금속 표면에 닿는 순간 급격히 식으면서 공기 중의 수분이 물방울로 변하는 '표면 결로' 현상이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입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듯이, 흐르지 않는 공기는 온도 차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내용은 이제 막 시설 관리를 시작한 신입 기사님이나, 에너지 절감을 이유로 공조기 가동 시간을 임의로 조정하려는 경영진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물리적 사실입니다.
지금 당장 중앙 제어실 모니터를 확인해 보십시오. 혹시 팬은 정지(Stop) 상태인데 난방 밸브만 열림(Open)으로 되어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은 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천장에 물을 생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2. 응결수 확산 방지 긴급 조치와 건조 과정
이미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 당황할 시간이 없습니다. 현장에서 물방울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범하는 실수는 "말려야 한다"는 생각에 난방을 더 강하게 틀거나, 급하게 공조기 팬을 최대 풍량으로 가동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덕트 내부와 필터 박스 안에 물이 고여 있는 상태에서 팬을 갑자기 가동하면, 고여 있던 물이 바람을 타고 비산 되어 크린룸 전체로 흩뿌려지는 최악의 2차 피해가 발생합니다.
특히 반도체나 제약 공장의 경우, 오염된 물방울이 제품에 튀는 순간 해당 로트(Lot) 전량을 폐기해야 하는 천문학적 손실로 이어집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복구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즉시 보일러 온수 공급을 차단하고 밸브를 잠가 열원 공급을 중단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온도 차 발생을 막는 것이 우선입니다.
둘째, 팬을 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천장 점검구를 열고 덕트 연결 부위와 유니온, 밸브 주변의 고인 물을 마른 수건으로 직접 닦아내야 합니다. 특히 HEPA 필터는 습기에 매우 취약한 종이 재질이 많으므로, 물을 먹었다면 건조가 아니라 '즉시 교체'가 원칙입니다. 젖은 필터는 곰팡이의 온상이 되며 차압을 발생시켜 추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합니다.
셋째, 눈에 보이는 물기가 제거된 후에는 공조기를 '송풍 모드'로 가동하되, 초기에는 난방 없이 상온의 바람만 불어넣어 덕트 내부의 잔여 습기를 천천히 말려야 합니다. 이때 제습기가 있다면 풀가동하여 실내 상대습도를 4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장비 부식을 막는 지름길입니다.
이 섹션은 현재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어 멘붕에 빠진 담당자, 혹은 장비 침수 피해를 우려하는 생산 팀장님들에게 실질적인 행동 지침이 될 것입니다.
침착하게 열원을 차단하고 수건부터 챙기십시오. 섣부른 송풍기 가동은 물폭탄을 부를 뿐입니다. 지금 흘리는 땀방울이 수천만 원의 수리비를 아끼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3. 올바른 겨울철 크린룸 난방 및 공조기 가동 매뉴얼
한 번의 사고로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다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많은 현장이 '사람의 감'에 의존해 밸브를 열고 닫는데, 이는 사고의 불씨를 안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공조 시스템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크린룸 공조(HVAC)는 온도, 습도, 차압, 청정도라는 네 박자가 맞물려 돌아가는 정밀한 기계입니다. 단순히 '춥다'는 이유로 난방 밸브만 여는 행위는 이 균형을 무너뜨리는 트리거가 됩니다.
겨울철 결로 없는 완벽한 난방을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매뉴얼화하고 엄격히 지켜야 합니다.
첫째, '인터락(Interlock)' 회로를 구성하여 급기 팬(Supply Fan)이 가동되지 않으면 난방 코일의 밸브가 절대 열리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이는 사람의 실수를 기계적으로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둘째, 휴일이나 야간에도 최소한의 공기 순환을 위해 인버터를 이용해 팬 회전수를 낮추더라도 24시간 가동을 유지해야 합니다. 공기가 흐르고 있다면 덕트 내부의 온도 분포가 균일해져 국소적인 결로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셋째, 외기 댐퍼(OA Damper)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난방 중 공조기가 정지했을 때 외기 댐퍼가 열려 있다면 차가운 외부 공기가 코일로 유입되어 동파 사고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팬 정지 시 댐퍼 전폐(Close)' 조건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이 내용은 공장 운영의 표준 작업 절차서(SOP)를 작성하는 관리자나, 설비 자동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엔지니어들에게 필수적인 가이드라인입니다.
매뉴얼 한 줄을 바꾸는 것이 밤새워 물을 닦는 것보다 백배 낫습니다. '선(先) 송풍, 후(後) 난방'이라는 절대 원칙을 지금 당장 공조기 제어반 앞에 크게 써 붙이십시오.
마무리
지금까지 크린룸 공조기 미가동 상태에서의 난방이 불러오는 결로 사고의 원인과 대처법을 살펴보았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바람 없는 난방은 결로를 부른다." 이 간단한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순간, 쾌적해야 할 크린룸은 곰팡이와 녹물이 가득한 공간으로 변질됩니다.
오늘 당장 현장의 공조기 제어 로직을 점검하십시오.
팬이 꺼져 있는데 밸브가 열릴 수 있는 구조라면, 당신의 현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미리 대비하여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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