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관리자로 선임되어 근무하다 보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 바로 정기 검사나 설비 교체를 위한 '정전 작업' 날입니다. 특히 특고압 설비를 다루는 날에는 작은 실수 하나가 인명 사고나 대규모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입니다. 수많은 현장을 경험하며 깨달은 것은, 사고는 작업 중보다 '준비 과정'의 소홀함에서 비롯된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정립한, 정전 작업 전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 체크리스트와 실무 노하우를 공유하려 합니다.

1. 작업 계획서 및 인원 배치 안전 대책 수립
정전 작업 당일 현장은 생각보다 훨씬 어수선하고 변수가 많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관리자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머릿속으로만 대강의 순서를 그리고 현장에 투입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 없이 작업을 시작하면,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작업자 간의 의사소통이 꼬이게 되고 이는 곧 치명적인 오조작 사고로 이어집니다.
특히 특고압 설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의 특성상, "누군가 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동료의 생명을 위협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초임 시절, 명확한 역할 분담 없이 작업을 진행하다가 투입 순서가 뒤바뀌어 식은땀을 흘렸던 아찔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간대별 상세 작업 계획서를 문서화해야 합니다. 단순히 '오전 9시 정전 시작'이라고 적는 것이 아니라, 08시 30분 작업자 집결 및 TBM 실시, 08시 50분 발전기실 대기, 09시 00분 LBS 개방 등 분 단위로 쪼개진 시나리오가 필요합니다.
둘째, 작업자별 역할(R&R)을 명확히 부여해야 합니다. 조작 담당자, 검전 담당자, 접지 담당자, 그리고 전체를 통제하는 감독자를 지정하고 각자의 위치를 도면상에 표기해 두어야 합니다.
계획서는 나 혼자 보는 메모가 아니라, 팀원 전체가 공유하는 약속이자 생명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계획서 작성 후에는 작업 전날 반드시 예행연습을 통해 동선을 체크하고 무전기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습니다.
2. 사전 공지 및 비상 발전기 가동 테스트 점검
기술적인 준비가 아무리 완벽해도, 관련 부서나 직원들의 민원을 막지 못하면 그 작업은 실패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정전 예고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히거나, 중요 서버가 다운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관리 주체로서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또한, 정전 직후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지 않아 소방 설비나 급수 펌프가 멈추는 상황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재난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전 통보를 못 받았다고 항의하는 민원인을 응대하느라 정작 중요한 복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를 현장에서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성공적인 민원 방어를 위해서는 첫째, 최소 일주일 전부터 다각적인 채널로 공지해야 합니다. 단순히 엘리베이터에 종이 한 장 붙이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방송은 아침, 저녁으로 반복 송출하고, 관리사무소 직원을 동원해 세대 내 인터폰 방송 기능까지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병원이나 서버실이 있는 오피스 빌딩이라면 책임자에게 직접 서면으로 통보하고 서명을 받아두는 것이 확실한 방법입니다.
둘째, 비상 발전기 무부하 운전 및 배터리 전압 체크를 작업 2~3일 전에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ATS(자동절체스위치)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배터리 전압이 24V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냉각수와 오일 레벨은 적정한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십시오.
발전기는 평소에 잘 돌다가도 꼭 필요한 순간에 말썽을 부리는 기계이므로, 사전 시운전만이 유일한 보험입니다. 연료 펌프의 에어 빼기 작업이나 시동 모터의 상태까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전문가의 자세입니다.
3. 검전기 및 접지 도구 등 필수 안전 장구 확인
많은 사고가 '설마 전기가 살아있겠어?'라는 추측에서 발생합니다. LBS나 VCB를 개방했다고 해서 선로의 모든 전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케이블에 남아있는 잔류 전하나, 예비 전원 측에서 넘어오는 역가압 등 예상치 못한 전원은 언제나 작업자의 목숨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당일 현장에서 검전기가 작동하지 않거나 접지 용구가 파손되어 있다면, 작업자는 시간에 쫓겨 안전 조치를 생략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이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준비 부족이 불러온 인재입니다. 장비 불량으로 인해 검전 없이 접지를 걸다가 아크 폭발 사고가 나는 사례는 매년 안전 교육 자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안전한 작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첫째, 특고압 및 저압 검전기의 동작 상태를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건전지가 방전되지 않았는지, 소리와 불빛이 명확하게 작동하는지 테스트 버튼을 눌러보십시오. 가능하다면 활선 상태인 다른 선로에 대어보며 실제 감지 여부를 교차 검증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접지 용구(방전 코일, 접지선)의 체결 상태와 피복 손상 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 접지선이 끊어져 있거나 클립의 스프링 장력이 약하다면 즉시 새것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접지는 나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므로, 작업 전 선로 측(Line)이 아닌 대지 측(Earth)부터 먼저 연결하는 기본 원칙을 되새겨야 합니다.
또한 절연 장갑, 절연화, 안전모 등 개인 보호구 역시 찢어지거나 오염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작업자 수만큼 충분히 구비되어 있는지 수량을 체크하십시오.
마무리
특고압 정전 작업은 전기안전관리자의 역량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업무입니다. 오늘 살펴본 작업 계획서 및 역할 분담, 철저한 입주민 사전 공지와 발전기 점검, 그리고 완벽한 안전 장구 준비 이 세 가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준비된 자에게 사고는 없다"라는 말을 기억하십시오. 현장에서 흐르는 땀은 사고로 흘릴 피를 대신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 말씀드린 체크리스트를 현장에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철저한 준비만이 여러분의 안전과 설비의 안녕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내일의 작업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출력하여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으로 안전 관리를 시작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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