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장마 기간이나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릴 때면 공장 관리자로서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굉음과 함께 떨어지는 낙뢰가 혹여나 우리 공장 지붕을 때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실제로 낙뢰로 인한 공장 화재나 고가의 자동화 생산 설비가 일시에 마비되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는 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안전은 예방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으로 직접 진행했던 공장 지붕 피뢰침 설치 과정과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기준, 그리고 시공 시 주의사항을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1. 공장 낙뢰 사고의 위험성과 피뢰설비의 필요성
대부분의 공장주 분들이 피뢰침 설치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설마 우리 공장에 번개가 떨어지겠어?'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국지성 호우와 낙뢰 발생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샌드위치 판넬이나 금속 재질의 지붕을 가진 공장은 낙뢰 직격 시 화재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으며, 불이 나지 않더라도 순간적인 과전압(서지)이 공장 내부의 전력 라인을 타고 들어와 고가의 PLC 장비나 정밀 기계를 모조리 태워버리는 '유도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낙뢰 사고가 수억 원의 설비 피해와 조업 중단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피뢰설비 도입을 결정했습니다.
첫째, 물리적인 직격뢰를 막기 위한 수뢰부 시스템 구축입니다. 공장 건물 중 가장 높은 위치에 피뢰침(돌침)을 설치하여 번개를 유도하고, 이를 안전하게 대지로 흘려보내는 인하 도선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이를 통해 건물의 구조적 파손과 화재를 1차적으로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내부 장비 보호를 위한 서지 보호기(SPD) 설치를 병행했습니다. 피뢰침이 외형적인 보호라면, 서지 보호기는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내부 신경망을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피뢰침 설치 업체와 상의하여 분전반마다 적절한 용량의 SPD를 설치함으로써, 낙뢰가 쳤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전압이 민감한 전자 장비로 흘러가기 전에 차단되도록 조치했습니다.
단순히 지붕 위에 쇠막대기 하나 세우는 것이 아니라, 건물 전체의 전기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피뢰 설비의 핵심입니다.
지금 당장 우리 공장의 지붕 상태와 주변 지형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주변에 우리 공장보다 높은 건물이 없고 홀로 서 있는 형태라면 낙뢰의 표적이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전문 업체를 통해 위험도 진단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2. 피뢰침 설치 전 확인해야 할 법적 기준과 규격
피뢰침을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저 저렴한 업체를 찾아 시공만 맡기면 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건축법 및 소방법, 그리고 한국전기설비규정(KEC)은 피뢰설비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규격에 맞지 않는 자재를 사용하거나 엉터리로 시공할 경우, 준공 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아 재시공을 해야 하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설비는 실제 낙뢰 발생 시 무용지물이 되어, 돈은 돈대로 쓰고 피해는 고스란히 입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성공적인 시공을 위해 제가 가장 먼저 챙긴 것은 관련 법규 검토였습니다. 첫째, 한국전기설비규정(KEC) 150에 따른 피뢰 시스템 등급을 확인했습니다. 공장의 규모와 용도, 수용 인원 등에 따라 보호 레벨이 1등급에서 4등급으로 나뉘는데, 우리 공장에 맞는 적정 등급을 산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저는 보호각법과 회전구체법을 적용하여 공장 지붕의 어느 구석도 보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를 요청했습니다.
둘째, KS C IEC 62305 표준 인증을 받은 자재 사용 여부를 철저히 검증했습니다. 견적을 받을 때 단순히 총액만 비교하지 않고, 사용하는 수뢰부, 인하 도선, 접지 극 등의 자재가 KS 인증을 획득한 정품인지 확인했습니다. 일부 업체는 저렴한 비규격 자재를 섞어 쓰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재 승인 서류를 반드시 요구해야 합니다.
법적 기준을 준수하는 것은 단순히 과태료를 피하기 위함이 아니라, 확실한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공 업체와 미팅할 때 "KEC 규정에 맞춰 설계해 주시나요?"라고 질문 하나만 던져보세요. 전문가라면 즉시 보호 등급과 회전구체법에 대해 설명할 것이고, 비전문가라면 얼버무릴 것입니다. 이것이 실력 있는 업체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3. 실제 시공 과정과 접지 저항 확보 노하우
피뢰침 공사의 하이라이트는 눈에 보이는 지붕 위의 구조물이 아니라, 땅속에 묻히는 '접지'에 있습니다. 많은 현장에서 간과하는 것이 바로 이 접지 저항값입니다. 아무리 좋은 피뢰침을 세워도 땅으로 전류를 흘려보내는 접지 저항값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낙뢰 전류가 땅으로 흡수되지 않고 역류하게 됩니다.
특히 공장이 위치한 곳이 암반 지대이거나 마사토질인 경우, 규정된 접지 저항값을 얻기 힘들어 공사 기간이 무한정 길어지고 추가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저는 이번 공사에서 접지 저항 확보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첫째, 시공 전 대지 저항률 측정을 선행했습니다. 무작정 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대지 저항률 테스터기를 이용해 토양의 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접지 봉의 개수와 깊이, 저감재 사용량을 계산했습니다.
저희 공장 부지는 건조한 토양이라 일반적인봉으로는 접지 값이 나오지 않아, 고성능 탄소 접지 모듈을 사용하고 매설 깊이를 1미터 이상 깊게 확보하여 시공했습니다.
둘째, 인하 도선과 구조체의 등전위 본딩을 철저히 시행했습니다. 피뢰침에서 내려오는 도선이 건물의 철골 구조물과 전기적으로 확실하게 연결되도록 하여, 낙뢰 전류가 분산되어 흐르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지붕 층 방수 문제도 신경 썼습니다. 피뢰침 지지대를 설치하기 위해 지붕에 구멍을 뚫어야 했는데, 실리콘 코킹으로만 마감하면 나중에 100% 누수가 발생합니다. 전용 방수 패드와 이중 마감 처리를 요구하여 빗물 유입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접지 공사는 한 번 묻으면 다시 파내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시공 과정에서 저항값을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견적서에 '접지 공사 식(1식)'이라고 뭉뚱그려 적힌 항목을 주의하세요. 어떤 공법으로, 몇 옴(Ω) 이하의 저항값을 보증할 것인지 계약서에 명시해야 추후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
공장 지붕 피뢰침 설치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투자입니다. 눈앞의 설치 비용이 아깝다고 미루다가 예고 없는 낙뢰 한 방에 공장의 모든 것이 멈출 수 있습니다.
오늘 공유해 드린 법적 기준 확인과 철저한 접지 시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튼튼한 안전 우산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제대로 설치된 피뢰설비 하나가 폭풍우 치는 밤에도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평안함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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